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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보름달 (15)
잡다한 미친곳
그렇게 지옥 같은 이틀이 흘렀다. 그 사이에 내 옷 밑 살들은 손톱자국으로 딱지가 져서 가려웠고, 내 마음과는 다르게 내 몸과 피부는 뽀얗게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뽐내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산삼이 가득 들어간 것들과 내가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그냥 최고급 뭐뭐뭐입니다. 최고급 뭐뭐입니다. 최고급... 최고급.. 이제는 그냥 좋은 거니까 입 닫고 먹으라는 것 같지만. 이틀 동안 마음이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나는 여기에 대한 정보를 몇 개 추려낼 수 있었다. 우선, 여기는 내가 살던 곳이 아니다. 내가 기절했을 때 어디로 끌고 온 건지, 여기가 그 산 속인 지, 그건 자세히 모르겠지만.. 여기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동물처럼 보이면서 사람 모습을 한 시녀...? 같은 것들과. 이상한 말..
다시 눈을 뜨자, 이번엔 장소가 달랐다. 어두침침한 곳...빛이라곤 보이지 않아 나는 내 눈이 먼 줄 알았다. 덜컥 겁이 나 아빠!아빠를 목 쉬게 부르자 옆에서 찍찍, 하는 소리와 우다다 작은 것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더불어 사사삭, 찌르르찌르르, 갉갉갉갉..... "끼야아아아악!!!" 이 습한 공간에 나말고 다른 생물이 있다면 무엇이겠나, 내가 상상하는...상상하는.....!!그것들이 내가 모르는 새에 내 몸을 기어다녔다고 생각만 해도 헛구역질이 나왔다. "아빠...아빠..." 땅을 더듬거리다가 그것들을 만질까봐 그 자리 그대로 웅크려 눈물만 줄줄 흘리며 몇시간을 기다렸을까, 나는 미쳐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덜덜 떨며 웅크려있자니 이것이 ..
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잠깐 정신이 들었는데, 내가 무력하게 누워있는 동안 여러 명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멍한 정신은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다시 스스로 숨어들었다. 머리 아파. 아빠 보고 싶다. 다시 한번 더 정신을 차렸을 땐 눈꺼풀을 들 수 있었다. 습한 동굴같이 생긴 숲 속.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나뭇잎들. 이제 산 같은 것들 좋아하나 봐라. 이제 할머니도 다 싫다. 고통이 흐를 것을 감수하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심한 고통에 엌, 비명을 작게 질렀다. 머리도 욱신거리고, 발목도 심하게 삔 것 같다. 고통만으로는 가시덤불에서 구른 것 같다. "그 시발놈." 으르렁거리며 내 팔다리를 둘러보았다. 성한 곳이 없었다. 도대체 왜 나를 산에서 민 걸까. 왜 그놈은 ..
새벽 세 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겨우 잠들었건만 고모와 큰아버지가 나를 억지로 깨우셨다. 왜 벌써 일어나냐니까 우리 아빠가 나를 못 가게 할 마음을 먹을까 미리 보내는 거란다.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뜻한 이불에서 바로 나왔다. 아빠를 깨우진 못했지만 내가 억지를 부려서 아빠의 잠든 모습이라도 보고 나올 수 있었다. “아빠.” 내가 속삭이듯이만 말했는데 고모는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그 꼴을 더 이상 보기 싫어 일어나 다시한번 아빠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보았다. 아빠는 늘 피곤한 모습만 보여주셨다. 엄마 없이 딸래미 17살까지 키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 아빠가 나에게 소홀히 대한 날이면 아빠가 슬그머니 내 잠든 얼굴을 쓸어준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매일매일, ..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상태로 집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있자니, 이성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먼저 괴롭힌 건 그쪽이잖아.. 내가 뺨 때린 건 정당한 행동이었고, 그 사람이 먼저 괴롭힌 거야. 하지만...하지만... 먼저 때린 건 오히려 내 쪽인데... 설마... 고소당하거나. 그 시키가 아빠에게 가서 따님이 제 뺨을 때리셨습니다.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키셨습니까! 이러거나..그럼 아빠는 용돈을 안 주고 친구들이랑도 못 놀게 하겠지? 진짜 인생 최대 흑역사인 것 같아... 짜증 나!...짜증나!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해?? 무릎에 얼굴을 묻자 뭔지 모를 감정에 눈물이 다시 나올 것 같았다. 눈물이 나오면 재빠르게 닦으려고 눈을 비비는 척 손을 눈에 가져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