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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보름달 (15)
잡다한 미친곳
그 날 과일 가게 안 분위기는 완전 어수선했다. 가연은 지성의 눈을 맞추지 못하고, 지성은 가연과 친해지고 싶어 애를 썼다. "가연 씨!" "가연 씨?" "가연 씨~" 내내 지성에게 불리는 가연의 이름에 가연은 지성의 미모에 몰려온 소녀들의 눈총을 받아야했다. 가연은 그런 눈초리를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억울하고, 피식, 비웃어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또 웃기고 지성이 눈에 띄어서 과일을 더 가져온다 핑계를 대고 그의 곁에서 멀어지려 애를 썼다. 물론, 이런 가연의 사치스러운 마음을 지성은 모를리가 없었다. 딱 보니까 부끄럽고, 부담스러워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지성은 가연에게 마음을 정리할 틈도 없이 그녀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그렇게 결국, 그 날..
왕이 한참 머릿속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을 때쯤, 가연은 지성이라는 가명을 쓰게 된 성지가 신경 쓰여 미쳐가고 있었다. 성지를 취직시키기 위해 그를 데리고 과수원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허락을 맡으러 갔는데, 그들은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그럼 자네, 이름이 뭔가?" "아아.. 제 이름은 지성입니다. 지성." "지성..? 참 똑똑해보이는 이름이구만. 이름 값하는 친구가 맞겠지?" "하하하, 당연하죠. 지성을 가진 지성입니다." "푸하하! 이 친구, 개그 센스가 있어. 원 참, 하하하. 좋아. 우리 가연이랑 일하는 것을 허락하네." 성지를 취직시키기 위해 그를 데리고 과수원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허락을 맡으러 갔는데, 그들은 지성의 아재 개그에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마치 결혼하는 딸래미를 보는 듯한 섭섭한 얼굴과..
해가 뜨고 수탉이 목을 한껏 뽑으며 운다. 바로 밑이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 밑이라 닭의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얼굴을 찌푸리며 부스스 일어나니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바로 비춘다. 얼굴에서부터 퍼지는 따뜻함에 무언가 베시시 퍼지더니 이윽고 그녀에게서 힘찬 목소리를 끌어모으게 한다. "아자!" 그녀의 기합소리에 병아리들이 놀라 엄마닭 옆으로 모여든다. - "자, 아침으로 사과 어떨까요~! 미용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사과~!!" 오늘도 열심히 과일을 파는 가연이었다. 그녀의 호쾌함에 몇몇 손님이 몰려들고, 구성지도 거기 슬쩍 끼어 그녀 주변의 활기를 즐겼다. 그렇게 한참 그녀 곁을 빙빙 겉돌며 과일은 보는 둥 마는 둥 하는데, 갑자기 그녀가 노래하듯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또 오셨네요~" "앗, 알아..
구성지가 연교를 찾아 왕궁을 떠나고 일주일 뒤, 무작정 왕궁을 나와 일자리를 찾던 연교는 맘씨 좋은 부부를 만나 한 작은 과일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가연아! 사과 다 닦았냐~" "당연하죠! 배는 저기에다가 뒀어요. 이제 가게 문만 여시면 될 것 같아요!" 해맑게 소리치는 소녀는 가연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었고, 죽을 것 같던 그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서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하지만 구성지는 저 여자가 왕의 약혼녀 연교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왕이 구성지에게 말해줬던 연교의 자연스러운 습관이 그녀에게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난처해졌을 때에는 눈을 두 번 깜빡인다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는 입을 굳게 다물거나 입술을 깨문다는 것 등등 왕의 스토커 기질이 그녀를 기어코 찾아내게 된 것이다. ..
비공식적인 발표였지만, 그 사실이 연교 귀까지 들어가기에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연교를 낯선 사람처럼 쳐다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열심히 일하며 보모시녀 시험을 보며 출세를 꿈꾸던 평범한 궁중시녀였는데, 갑자기 왕비 후보라는 것이다. 모두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방에 박혀있던 연교에게 쿵쾅거리며 울먹거리는 여운은 소리를 빼액빼액 질러댔다. "그래, 니가 전부터 도도하게 굴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뭘 그렇게 믿고 시크한 척 은근 꼬리를 흔들고 다니나 했더니, 왕이라는 뒷배가 또 있었단 말이지?! 그래, 잘났다! 잘났어! 어떻게 나랑 헤어지고 바로 발표가 나니? 다 니가 짠거지! 날 비참하게 만드려고 니가...니가..!!"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연교 귓가에서 울렸다. 안그래도 그녀 때문에 지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