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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설/늑대의 보름달 (17)
잡다한 미친곳
비공식적인 발표였지만, 그 사실이 연교 귀까지 들어가기에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연교를 낯선 사람처럼 쳐다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열심히 일하며 보모시녀 시험을 보며 출세를 꿈꾸던 평범한 궁중시녀였는데, 갑자기 왕비 후보라는 것이다. 모두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방에 박혀있던 연교에게 쿵쾅거리며 울먹거리는 여운은 소리를 빼액빼액 질러댔다. "그래, 니가 전부터 도도하게 굴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뭘 그렇게 믿고 시크한 척 은근 꼬리를 흔들고 다니나 했더니, 왕이라는 뒷배가 또 있었단 말이지?! 그래, 잘났다! 잘났어! 어떻게 나랑 헤어지고 바로 발표가 나니? 다 니가 짠거지! 날 비참하게 만드려고 니가...니가..!!"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연교 귓가에서 울렸다. 안그래도 그녀 때문에 지금까..
태후의 조카딸의 이름은 베오였다. 그녀는 참 사랑스러운 웃음을 잘 짓는 여자였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꽃으로 몸을 치장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연교에게 온통 마음을 뺏긴 왕은 그녀의 눈을 보고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당황한 베오였지만, 왕궁에서 살았던 그녀는 태후의 조카딸답게 만만치 않았다. "전하! 이 스테이크, 참 맛있어요!" "그렇군요." "전하! 이 꽃, 참 에쁘지 않나요?" "그렇군요." "전하! 제가 전하를 참으로 사모하는데, 저를 신녀로 만들어 드릴 수 있나요?" "..." 그저 그런 겉치례 식의 말을 그만 두고 갑자기 본심을 나타내는 그녀의 물음에 그제서야 그녀의 눈을 보니, 그녀의 눈은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사랑스러움을 뽐내던 눈은 사라지고 없었다. "원..
아무리 사회생활을 잘 못한 나라도 알 수 있었다. 어제부터 여운이 이상하다. 평소같으면 병아리같이 삐약거리며 나를 찾아와 흥미로운 이야기, 지루한 이야기, 조금 이상한 이야기 등등 별별 이야기를 들려줄텐데, 그런 것도 없다. 그저 나를 보면 어두워진 눈가를 끌어올려 웃어주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여운의 말에 나중에 천천히 듣기로 했다. 시험 기간은 일주일. 그 새에 신입들이 무슨 짓을 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어야한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되고 하루가 지났다. 여운은 나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시험 전 그렇게 긴장하고 자주 웃는 아이는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사라져버렸다.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여운아, 여운아!" 나를 지나쳐 빨래를 신입들에게 가져다 주려는 여운을 불러세..
여운과 같이 지낸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시험 날짜는 빠르게 다가왔고, 연교는 자신이 했던 시험 준비 중 제일 나태하게 보낸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뭐만 하면, 연교야 뭐해? 내가 쿠키 구웠는데 먹지 않을래? 연교야! 오늘 날씨 짱 좋은데 같이 놀래? 연교야! 연교야!! 자신을 이렇게 불러대니, 연교는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 앞에서 딱 잘라 아니, 시험 준비해야지. 라고 말할 수도 없고..새삼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 없이 약하다는 점을 21년 인생 처음 안 연교였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아주 큰 결심을 내린 비장한 얼굴로 여운을 찾아갔다. 그리고, 왕은 어제 할 일이 밀려 오늘은 연교를 따라다니지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
기어코 왕과 자신의 조카딸의 약속을 잡아낸 태후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약속하신 겁니다?" "예에.." 당연스럽게도, 왕은 태후의 웃음꽃과 그 조카딸이라는 여자에게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그저 번뜩거리며 튀어나오는 상상들에 헤실거릴 뿐이었다. 신녀가 되어주겠냐는 청혼을 하는 나... 그걸... 보는 연교의 놀란 눈빛.. 그리고.. 이어지는 성대한 결혼식과 뜨거운 밤... "정말 기대되는군요." "그렇지요?!" 느릿하게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하다가 태후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이 여자만 아니라면 바로 달려가 연교에게 청혼을 하는 건데 말이야. 왕위에 오르기까지 이 여자의 덕을 많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를 따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거였다. 태후 앞에서 연교의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