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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세나의 고민(완결)

세나의 고민 3화

mady 2019. 3. 10. 14:41

흐끅거리며 세나는 화장실 문을 열고 다현이에게 어떡하지? 라는 눈빛을 그렁그렁하게 보냈다. 다현이는 세나가 움켜잡은 배의 위치를 눈치 빠르게 보고 아, 하는 생각이 들어 일단 세나의 얼굴을 소매로 닦아 줬다.

 

보건실 가서 약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 움직일 수 있어?”

 

다현이도 불과 몇 주 전에 첫 월경을 맞아 그 불안감과 낯설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냉큼 세나의 팔짱을 껴주며 보건실로 같이 가줬다.

 

생리통이 많이 심하구나. 처음이니?”

 

보건선생님의 따뜻한 물음에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생리통이라니. 그냥 몇 번 아프고 마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엉엉 울며 다현이에게 매달리던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많이 무서웠겠구나. 앞으로도 더 아플 텐데 어쩌니.”

 

다현이는 그게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하하 웃었지만 세나는 조금 썩은 미소만을 지었다. 선생님은 그런 세나의 반응에 쿡쿡 웃으며 생리통을 조금 줄여주는 약을 주고 세나의 수업을 한 시간만 빼줬다. 세나는 그런 배려에 조금 감사하며 보건실 침대에서 잠들었다.

 

눈을 뜨니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

 

세나 많이 아프니? 세상에, 어머니가 아까 전화 했었단다. 첫 월경이라며 신경 좀 써달라고. 어때, 지금은 좀 괜찮니?”

 

아직 잠이 덜 깨서인가 조금 피곤한 얼굴로 끔뻑끔뻑 선생님을 쳐다보다가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선생님의 아차하는 얼굴로 세나에게 화장실로 가서 생리대 좀 가는 것이 좋을 거라며 세나를 화장실로 보냈다. 잘 자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어기적거리며 화장실로 가 자신의 속옷을 보는데 검은 피가 생리대를 조금 넘어서 속옷을 적신 것이 보였다. 세나는 한숨을 쉬며 생리대를 갈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다현이는 좋은 친구지만 은근 입이 가벼웠다. 지금쯤 내가 울고불고 첫 월경을 맞아 수업에서 빠졌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이 알았을지도 모른다. 세나는 정말 진지하게 전학을 가고 싶어졌다.

 

쪽팔려서 어떻게 다녀...”

 

많은 고민을 했지만 곧 화장실로 들어와 수업을 들어야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세나는 죽을 상을 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세나야!”

 

세나 괜찮아??”

 

꽤나 많은 아이들이 저를 걱정해주고 격려해주었다. 세나는 처음에 얼떨떨했지만 곧 느껴지는 충족감에 이 따뜻한 관심을 즐기자고 생각했다.

 

고마워 애들아!”

 

시끌벅적하게 세나에게는 황홀했던 쉬는 시간이 쏜살같이 사라져버렸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일제히 세나에게 관심을 끄고 들어오는 담임 선생님에게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냈다. 오늘 선생님이 다같이 게임을 할 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모두 다 같이 의자로 원을 만들어 둥글게 앉았다. 노래를 부르고 눈치게임도 하면서 모든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세나도 아이들 틈에 끼어 재밌게 놀았다. 그런데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뭘까 라고 생각하던 중 술래가 세나를 지목하고 세나는 그것을 생각하느라 알아채지 못했다.

 

!!김세나 달려!!”

 

, ??”

 

눈깜짝할 사이에 세나가 술래가 되어버렸다.

 

뭐야, 김세나 멍때려?”

 

키득키득 웃는 남자아이들과 아직 아픈 거냐며 조금씩 걱정해주는 친구들. 그제서야 세나는 자신이 왜 부족함을 느꼈는지 알게 되었다. 인터넷이나 유투브를 하다보면 관종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세나는 자신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세나는 조금 찜찜한 마음으로 술래가 되어 게임을 계속했다.

 

그렇게 꽤나 시끄러웠던 학교를 마치고 세나는 바로 유투브에 관종이라는 단어를 쳤다. 특정 인물들과 같이 좋지 못한 동영상들만 가득 보였다. 전에는 그저 웃기고 남일 같았는데 관심이라는 단맛을 본 세나는 그 동영상들을 보며 웃지 못했다그러다가 자신을 걱정해 주었던 선생님과 엄마의 얼굴, 그리고 입이 싸지만 자신을 걱정해 주었던 다현이 얼굴도 생각났다.세나는 그렇게 동영상을 몇 시간이나 보다가 결심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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