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인데

mady 2019. 4. 19. 22:47

아직 학기 초기지만, 1학년 때부터 데면데면하게 알고 지냈던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2학년 때에는 같은 반으로 좀 더 친해졌었고, 3학년 때에는 같은 반은 아니지만 바로 옆반이 되어 쉬는 시간마다 놀러 와 주는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소심하고 순수하고 자신이 할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그런 아이였는데 2학년 저와 제 단짝이랑 놀면서 점차 활발한 아이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반려 고양이도 키우며 성격이 전보다는 시원시원하게 말하고요. 소심한 것보다는 이런 것이 낫지. 하면서 저랑 제 단짝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친구가 너무 낯설다고 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원래 이랬던 아이인 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은 좋은데 남의 생각은 일절 듣지 않는달까요; 그리고 가끔 이 친구가 중2병이 지금 온 건지 생각이 깊은 건지 갑자기 걸어가면서 이것저것 말하다가도 '에휴 어차피 죽을 몸인데 뭘' 아 처음엔 그냥 당황스럽게 웃으며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 사람 아직 살고 있는데 벌써 죽이냐 라면서 농담으로 웃어넘기려 했는데, 이 친구가 이런 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그냥 귀찮아 죽겠습니다. 진담인 것처럼 들렸다면 진지하게 고민이라도 물어봤겠죠. 

 

'나는 30살에 죽을거야'

 

'어차피 죽을 텐데 이게 무슨 소용이람'

 

'요즘 나 자신을 찾게 된 기분이야. 요즘 너무 행복해'

 

등등... 자신의 인생에 대한 기분을 나타내면 이제 그.렇.구.나.하.하.하.라는 반응만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조금 칼 같은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 나와 맞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정 식어버립니다. 친구라는 사람으로 안 보이고 그냥 이상한 말 하는 도인 같아요 그냥. 길에서 갑자기 도인이 너...삶이 무엇인지 아니...? 라고 물어보면 하하하 이 친구 엄청 웃기다~~하면서 같이 웃어줄 것 아니잖아요. 그냥 당황스럽게 몇 번 웃다가 도망가잖아요. 딱 그겁니다. 

 

그리고 또 이 친구가... 동아리 기장인데 말이죠...

 

너무 우쭐합니다. 열심히는 하고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라는 것을 가진 아이니까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나 부기장 같은 그런 밑(?) 쪽 친구들에게 너무 막 대한다는 겁니다.

 

'너! 이거 해.'

'야!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아니 아니, 그렇게 말고~!!'

 

같은..

남이 보다 못해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해도 그 사람의 말을 말로 듣지 않아요. 소리로 듣죠. 

 

그런데 정도 식었다니까 왜 잘라버리지 않느냐 물어보신다면, 이제 겨우 3학년 4월 중순이고.. 제 단짝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단 친한 사이라서 그 친구와 관계를 아예 끊는 것은 어려워요. 게다가 제가 다니는 동아리 기장이고... 참아보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친구를 무시하는 태도가 나오는 것을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하는 뒷담 풀이지만, 그냥 써보고 싶었습니다. 답답한데 잘됬네요.